마닐라 — 필리핀 중앙은행(BSP)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페소화가 아시아 통화 시장에서 ‘가장 취약한 고리(Weakest Link)’로 평가받고 있습니다. 물가 상승 억제와 경기 회복 모멘텀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책 당국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.

글로벌 금융그룹 MUFG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"아시아 통화의 명운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이 추가적인 통화 긴축을 정당화할 것인지 여부에 달려 있다"며, 최근 지속되던 미 달러화의 약세 흐름이 일단락됨에 따라 아시아 주요 통화들이 다시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했다고 진단했습니다.

“BSP의 매파적 수사(Rhetoric)에도 불구하고 달러-페소 환율은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. 필리핀 페소화는 역내에서 가장 취약한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.”

— MUFG Bank 외환 분석 리포트 중

실제로 지난주 현지 외환시장에서 페소화 가치는 사상 처음으로 달러당 62페소 선을 돌파하며 62.265페소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.

이 같은 급락세는 BSP가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.25%포인트 인상한 5.0%로 발표한 직후 연이어 발생했습니다. 이로써 필리핀의 이번 통화정책 긴축 사이클 동안 단행된 누적 금리 인상 폭은 총 0.75%포인트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.

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 측면에서 부분적인 방어막 역할을 해줄 수 있으나, 미 연준(Fed)의 매파적 기조 지속과 고유가 지속, 그리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페소화 반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.

유나이티드 오버시즈 은행(UOB) 분석팀은 "BSP의 이번 금리 인상이 긴축 주기상의 마지막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"고 밝히며, "포워드 가이던스를 감안할 때 현재 정책 금리 수준은 실물 경제에 충분히 제약적인 영역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"고 분석했습니다.